도서관장 마재숙
미국의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son)이 1998년에 출간한 「Consilience : The Unity of Knowledge」가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에 최재천 교수 등에 의해 “지식의 대통합 통섭(統攝)”이란 이름으로 번역되면서 통섭(統攝)이란 단어가 학계의 화두가 되고 주목을 받아 왔습니다. 이 이론의 참뜻과 이 이론이 실제 학문 및 사회의 발전에 얼마나 기여해왔는지에 대해서는 여기서 제가 언급할 주제가 아닙니다. 제가 언급하고 싶은 것은 최재천 교수가 말하는 통섭(統攝)이 아닌 통섭(通涉)에 대해 독서와 관련지어 간단히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통섭(通涉)의 뜻은 사전에는 “사물에 널리 통함” 또는 “서로 사귀어 오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저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임상의학을 공부하고 의학도들을 가르치면서 통섭(統攝)이나 통섭(通涉)과는 거리가 먼 학문생활을 해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책을 단 한 권밖에 안 읽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한 때 의학이라는 책 한 권밖에 읽지 않았던 사람이었습니다. 지천명(知天命)이 지나서야 통섭(通涉)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깨닫고 “읽은 의학밖에 모르는 무서운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의학-인문학-음악 간의 통섭(通涉)을 통해 삶의 지혜를 얻어 보려고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노력하려고 합니다.
최근 조선일보가 서울의 6개 대학(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도서관의 도서 대출현황을 확인한 결과를 보면 대출 건수는 최근 3~4년 동안에 2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 전남대학교도 지난 2년 동안 학생의 도서 대출 건수는 위 표에서 보는바와 같이 2010년에는 441,512에서 2012년에는 332,741로 2년 동안에 24.6% 감소하였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대학들이 직면하고 있는 공통현상이고 그럴만한 원인이 있겠습니다만 이유야 어떻든 바람직스럽지 못할 뿐만 아니라 좀 과하게 표현하면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일으킨 것은 인문학의 영향이 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와 같은 통섭(統攝)형의 인재를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삶의 지혜를 얻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건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과의 통섭(通涉)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자신의 전공과는 관계없이 고전과 양서(良書)를 충분히 읽어야 함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진리입니다. 앞으로 도서관은 학생과 교직원들이 책의 향기 속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겠습니다. 교직원 및 학생 여러분의 아이디어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이번에는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사학과 김봉중 교수의 저서를 추천합니다. 책이름은 무엇이 대통령을 만드는가(김봉중 지음, 위스덤하우스)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통섭(統攝)형의 학자 피타고라스는 “음악은 소리 나는 작은 우주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음악이 없는 삶은 잘못된 삶이며, 피곤한 삶이며, 유배당한 삶이기도 하다.”라고 말했고, 그는 철학자이자 작곡가였으며, 거의 연주되지는 않지만 여러 편의 음악을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동양의 공자도 음악을 매우 좋아하였다고 합니다.
오늘의 추천음악은 스페인 출신의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사라사테의 치고이너바이젠(Zigeunerweisen)입니다. 세계 정상의 오케스트라인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Berliner Philharmoniker)는 매년 6월에 베를린 근교에 있는 야외 공연장인 발트뷔네에서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위 동영상은 1991년 베를린 필의 발트뷔네 콘서트(스페인의 밤)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Sarah Chang)가 도밍고의 지휘로 사라사테의 치고이너바이젠(Zigeunerweisen)을 연주하고 있는 실황입니다. 저는 전체 실황이 녹화된 DVD를 가지고 있습니다. 너무 유명하고 대중에게 잘 알려져 식상할 정도의 음악이지만 오랜만에 들어보니 선율이 아름답고 집시의 환희와 슬픔이 애절하게 느껴집니다.
Pablo de Sarasate(1844∼1908) : Zigeunerweisen, O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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