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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프, 혐오와 매혹 사이 / 미셸 파스투로

미래를 여는 책/신간안내

by CNU Lib newsletter 2023. 1. 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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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패션을 잘 아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현대인의 옷장에 스트라이프로 된 옷 한 벌 쯤은 걸려 있을 것이다. 이토록 대중적인 스트라이프 패턴이 과거에는 전혀 환영받지 못했다는 사실! 심지어 악마의 무늬라는 오명을 받기도 했던 줄무늬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자.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스트라이프, 과거에는 악마의 무늬였다? 성경에는 두 재료로 직조한 옷을 네 몸에 걸치지 말라라는 구절이 있고, 종교 회의에서 성직자들에게 보낸 명령서를 보면 줄무늬 옷의 착용을 금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처럼 중세 유럽에서 줄무늬는 혼란을 야기하고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런데 13세기 프랑스 루이 9세와 함께 귀국한 카르멜회 수도사들이 이를 어기고 줄무늬 망토를 걸치면서 스캔들이 일어났다. 당시 이교도에 대한 거부감이 심했던 중세 사람들에게 카르멜회 수도사들이 입은 줄무늬 망토는 이슬람교도들이 입는 줄무늬 젤라바의 일종으로 간주되어 큰 소동이 빚어진 것이다.

물론 줄무늬의 문제는 단순히 종교적 문제가 아니라 시각적 인식의 문제일 수도 있다. 성직자가 줄무늬 옷을 입었을 때만 일탈이나 추문으로 여겨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세 사람들은 바탕과 무늬가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음으로써 시선을 혼란스럽게 하는 모든 표면 구조에 혐오감을 느꼈다. 그들은 물체를 한 면 한 면 순서대로 읽어 나가는 데 익숙했기에 바탕과 무늬가 분간되지 않는 줄무늬에 거부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이유들로 줄무늬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되었고, 이때부터 사회 하층민들에게 줄무늬 옷을 강제로 입히기 시작했다. 중세 서양의 사료나 문학 작품, 도상 등을 살펴보면 줄무늬 옷을 입은 인물들이 여럿 등장하는데 이들은 모두 소외되거나 배척된 사람들이었다. 즉 줄무늬는 창녀, 망나니, 집시, 나환자, 반역자, 죄수 등 아웃사이더를 대표하는 무늬였다.

 

<저자소개>

Michel Pastoureau
중세 문장학의 대가이며, 색채 분야에 관한 한 최초의 국제적 전문가다. 1947년 파리에서 태어났고 소르본 대학교와 국립 고문서 학교에서 공부했다. 1968년부터 색의 역사를 학술적 주제로 연구하기 시작하여, 중세의 색에 관한 첫 논문을 1977년에 발표하였다. 1982년에는 고등 연구 실천원(EPHE) 역사·문헌학 분과 연구 책임자로 선출되어 이후 28년 동안 색의 역사와 상징, 중세 동물에 대한 강의를 했다. 로잔 대학과 제네바 대학 등 유럽 명문 대학의 초빙 교수를 지내며 유럽 사회의 상징과 이미지에 대하여 다양한 세미나를 진행했다. 프랑스 학사원의 객원 회원이며, 프랑스 문장학 및 인장학 협회 회장이기도 하다. 저서 『파랑의 역사』 (2000)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검정의 역사』, 『초록의 역사』, 『빨강의 역사』, 『노랑의 역사』 등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색의 역사를 다양한 역사적 사실과 풍부한 인문 사회학적 지식을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색의 인문학』 , 『우리 기억 속의 색』 등의 저술 활동을 통해 자신의 학술적 성과를 대중에게 쉽고 흥미롭게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목차>

서문. 줄무늬의 과거와 현재

제1부. 악마의 줄무늬 (13-16세기)
01 카르멜회의 스캔들
02 인간에게 해로운 존재
03 요셉 성인의 바지
04 줄무늬와 반점 무늬에 대한 불신
05 문장에 새겨지다

제2부. 줄무늬의 과도기 (16-19세기)
01 악마의 옷에서 하인들의 옷으로
02 하인들의 옷에서 낭만적인 옷으로
03 혁명 시대의 줄무늬
04 징벌의 의미

제3부. 현대의 줄무늬 (19-21세기)
01 줄무늬의 위생학
02 머린 스트라이프의 세계
03 어린이와 줄무늬의 연관성
04 위험을 알리다
05 줄무늬에 집약된 인류 문화의 어제와 오늘

참고문헌
색인
도판 크레딧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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