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저는 모릅니다. 집사람이 한 일이에요.” 부동산투기가 사회적 논란이 될 때마다 남성 정치인들이 내놓는 이 단골 변명은 무엇을 뜻하는가? 이 ‘모르는 척’에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논리가 긴밀하게 작동하고 있다면? 남편과 자녀에게 충실한 가정경제 관리자가 되기 위해 부동산에 뛰어든 중산층 여성들의 주거생애사를 분석하고 계급 상승의 욕망과 젠더 권력의 격전지로서 부동산의 작동 원리를 해명한 신진 여성학자 최시현의 책 『부동산은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가 출간되었다. 그간 여성 부동산 투자자들에게는 ‘복부인’이라는 멸칭이 부여되거나 도덕성에 대한 비판이 가해지기 일쑤였다. 이 책은 그 정형화된 비난을 해체하고 한국의 중산층 여성들이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내력을 상세히 밝힌다.
저자의 박사학위논문 「한국 중산층 여성의 주택실천과 ‘투기화된 삶’」에서 출발한 이 책은 1950년~80년대 사이에 출생한 중산층 여성 25인의 다채로운 주거생애사를 추적한다. 자녀 교육을 위해 아파트를 갈아탄 여성, 명의위장 등 편법으로 부를 일군 여성, 그리고 사회적 소수자일수록 내 집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페미니스트 여성 등 다양한 이유로 집을 욕망한 이들의 삶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지금까지 우리가 간과한 다면적이고 복합적인 여성의 모습이 드러난다. 심심치 않게 남성 공직자들의 ‘나몰라’ 투기가 논란이 되고, 이것이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대두된 지금, 이를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부동산에 대한 문제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우리 사회에 부동산 시장과 투기 문제의 젠더화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데 유효한 시사점을 던져줄 책이다.
<저자소개>
최시현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 연세대학교에서 여성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젠더와 계급을 중심으로 한국 도시 중산층 가족을 연구해왔으며 최근에는 도시 주거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연구논문으로 「한국 도시 중산층 여성 주택실천에서의 젠더불평등」 「한국 발전주의 주택체제와 중산층 여성주체의 형성」 「한국 중산층의 세대 간 경제적 자원 이전과 가족주의의 강화」 등이 있고 저서로 『엄마도 아프다』(공저)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1장 투기는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
1. 투기는 어떻게 정당화되는가
2. 가정주부에서 ‘투기화된 삶’으로
2장 중산층 여성 주체의 등장
:현모양처에서 주부CEO까지
1. 계획경제의 실현과 현모양처들의 등장
2. 투기의 대중화와 복부인 혐오의 시대
3. 주택 금융화와 주부CEO론의 대두
3장 중산층 모범가족 되기
:내 집 마련에 뛰어든 엄마들
1. 열망의 발생: 주택소유자=중산층 모범가족=보장된 미래
2. 가족의 물적 기반 만들기: 계모임에서 시세차익 획득 까지
3. 투기가 낳은 불안
4장 편법 쓰는 여성, 보수화되는 여성, 팔자 탓하는 여성
1. 내면화된 투기
2. 투기 감각의 학습
3. 투기, 여성이 전담하는 ‘더러운 일’
5장 투기화된 삶, 그리고 딜레마에 빠진 여성들
1. ‘손수 준비한 가족의 미래’라는 역설
2. 거리두기 하는 여성들
에필로그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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