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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4년 순천에서 간행된 거업록요어(居業錄要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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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NU Lib newsletter 2021. 2. 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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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4년 승평부(순천)에서 간행된 유학서적

거업(居業)이란 학업에 항상 머문다는 의미로 명나라 초기 유학자 호거인(胡居仁: 1434~1484)이 독서를 하며 마음속에 얻은 것을 기록한 강학어록(講學語錄)이다. 본래 8121199조로 구성된 거업록(居業錄)을 장길(張吉)이 중요한 구절만 모아 4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 거업록요어이다.

 

권수에 1507년(正德 丁卯) 장길의 서문과 권말 1519년(正德 己卯) 양정용(楊廷用)의 발문이 있다. 설선(薛瑄)독서록(讀書錄)과 함께 명대 초기 성리학을 대표하는 저술로 조선 중기 수입되어 초학자가 읽어야할 입문서로 평가 되었다.

 

도서관 소장본은 1564년 구암(龜巖) 이정(李楨)이 순천에서 간행한 목판본이다. 이정은 퇴계(退溪) 이황(李滉)의 제자로 청주, 경주, 순천 등의 지방관을 역임하면서 15종의 성리서(性理書)을 출판하여 성리학을 보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권말 이정이 쓴 발문에 따르면 이정이 순천부사로 재직 중이던 1563년 월정(月汀) 윤근수(尹根壽: 1537~1616)의 도움으로 책을 구해서 이를 바탕으로 판을 새기고 1564년 승평부(순천)에서 간행했다.

 

도서관에는 또 다른 거업록요어가 한 책이 있는데, 1577(선조 10) 간행된 책으로 1564년 판본과는 다른 판본이다.

 

권말 이인(李訒)의 발문에는 평양부에 있던 활자본(活字本)이 널리 유포되지 못해 학자들이 책을 구할 수 없었는데, 다행히 한 책을 구해서 전 방백(方伯:관찰사) 박소립(朴素立: 1514~1582)의 도움으로 책판을 새겨 간행했다는 기록이 있다.

 

정확한 간행지를 알 수 없으나, 이인이 지방관으로 남행했다고 적은 점과 박소립이 1576년 경상도관찰사를 역임했던 것을 미루어 볼 때 경상도 지역에서 간행된 것으로 추측된다.

 

전라도와 경상도에서 각각 간행된 이 책판들은 임진왜란 이후 책판목록에는 기록되지 않아 전란의 와중에 모두 불타 없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 숙종 때 문신 녹문(鹿門) 임성주(任聖周: 1711~1788)독호경재거업록이라는 글에서 호거인을 높이 평가하며 그의 문집과 거업록을 널리 유포되지 못하여 아는 이가 드물다고 말했는데, 책판이 불탄 임진왜란 이후에는 이 책이 많이 보급되지 못했던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남아 전하는 책도 10여 책이 못 되는 희귀본이다.

 

도서관에 소장된 2종의 거업록요어 발문을 통해 우리는 조선 중기 이 책이 최소한 3차례 이상 간행되어 보급되었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다. 조선 중기 중국으로부터 유학서적의 수입과 지방관들의 서적 간행, 그리고 유통에 관한 일련의 사실을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거업록요어 전시 안내

- 장소: 중앙도서관 5층 고문헌 자료실

- 전시기간: 2021. 2. 1. ~ 2. 26.

- 관람시간: 9:00~18:00(토요일, 점심시간 제외:12:0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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