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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마루 앞 대명매의 주인공이 쓴 월봉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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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NU Lib newsletter 2021. 3. 2.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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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추위를 이겨내고 은은한 향기를 풍기는 꽃을 피우는 매화는 선비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으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 왔다. 전남대학교 민주마루 앞에는 해마다 3월이 되면 화사한 꽃을 피우고 그윽한 매화향을 뽐내는 매화나무 한 그루가 서있다. 호남 5대 매화 중 하나로 꼽히는 대학의 명물 대명매(大明梅)이다.

 

월봉집은 명나라 황제에게 받은 매화 화분 하나를 고향에 심고 가꿔 대명매로 키워낸 월봉(月峯) 고부천(高傅川, 1578~1636)의 시문집이다.

 

고부천은 할아버지 고경명(高敬命)과 아버지 고인후(高因厚)가 모두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금산전투에서 순절했기 때문에 숙부인 고용후(高用厚)에게 글을 배웠다. 1615(광해군 7) 38세의 나이로 알성문과에 급제하였고, 1620(광해군 13) 주문사(奏聞使) 서장관(書狀官)으로 명나라에 다녀왔다.

 

1623년 병조좌랑(兵曹佐郎)과 남평현감(南平縣監)을 지냈으나, 벼슬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내려왔다. 1624년에 이괄(李适)의 난이 일어나자 의병을 모집하여 태인(泰仁)까지 진격했으나 이괄이 죽고 난이 평정되자 고향으로 돌아왔다.

 

인조반정(仁祖反正)의 공으로 정사원종공신(靖社原從功臣) 일등에 녹훈(錄勳)되었고, 정묘호란 때는 공주(公州)로 피난 가는 세자(世子)를 호가(扈駕)하였다.

 

고부천이 사헌부(司憲府) 장령(掌令)을 지내던 중 갑자기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그의 시문(詩文)이 제대로 정리되지 못하고 흩어져 버렸다. 후손들이 남겨진 시문을 정리하고 수집하여 문집으로 간행되는 것이 1864(고종 1) 무렵이니 월봉집은 200년이 넘는 세월이 흘러서야 세상에 첫 선을 보인 셈이다.

 

1은 시 72, 2는 정문(程文)과 시 2, () 3, () 1, 3은 소() 6, () 20여 편, 4는 응제문(應製文), 5는 묘갈문, 69은 부록(附錄)으로 제문(祭文)과 만장(輓章), 연보(年譜) 등이 수록되어 있다.

 

연보에 따르면 고부천이 명나라에 도착했을 당시 태창황제가 재위 29일 만에 급사하고, 아들인 희종황제가 갑자기 등극한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고부천은 사신단의 서장관으로 법도(法度)와 예법(禮法)에 맞게 조문을 하고 슬픔을 표시하였는데, 희종황제가 이를 크게 기뻐하며 은술잔(銀畵盃) 1(), 홍매(紅梅) 1(), 고씨화보(顧氏畵譜) 4권을 내렸다. 이 홍매 1분을 고향인 창평(昌平) 유촌(柳村)에 심고 친우(親友)인 정홍명(鄭弘溟), 임득열(林得悅), 양천운(梁千運) 등과 더불어 술을 마시고 시를 지으며 즐겼는데, 이것이 대명매의 유래이다.

 

현재 민주마루 앞 대명매가 고부천이 담양 창평 류촌에 심었던 나무는 아니다. 이는 원래 대명매의 후계목(後繼木)으로 1918년 고부천의 11세손 고재천(高在千) 박사가 취목법(取木法)으로 분주(分株)하여 육성한 것을 1972년 전남대학교에 기증한 것이다. 수령이 백년 지난 건강한 나무로 수형(樹形)이 아름답고 멀리까지 은은하게 퍼져나가는 매화향기가 방문객을 불러 모으는 대학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대명매의 그윽한 향기와 고고한 자태를 감상하고, 도서관을 방문하시면 대명매의 주인공인 고부천의 시문집 월봉집도 같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월봉집 전시 안내

- 장소: 중앙도서관 5층 고문헌 자료실

- 전시기간: 2021. 3. 2. ~ 3. 31.

- 관람시간: 9:00~18:00(토요일, 점심시간 제외:12:0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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