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2022 독서후기 공모전] 우수상 2(지역민 부문)

미래를 여는 책/서평

by CNU Lib newsletter 2023. 2. 17. 15:50

본문

독서후기 대상도서 [불편한 편의점]

2022년 독서후기 공모전에서 우수상(지역민 부문)을 수상한 윤나경 님의 독서후기 '불편한 수식어'입니다.

 

불편한 '수식어'

 

보이지 않는 나의 가치가 무시되는 사회 속에 나를 찾아가는 것.

 

꾀죄죄한 노숙자 형색의 독고. 취업하지 못하고 알바생활에 전전하는 시현. 게임중독 아들을 둔 선숙씨. 회사와 가정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영업맨 경만. 성공하지 못한 희곡작가 인경씨. 전직경찰 현직 사설탐정 흥신소 직원 ’.

 

그들의 이름 앞에 붙은 수식어를 가까이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피하고 싶다. 나는. 우리는. 그리고 사회는.

 

수식어만으로 우리는 오해한다. 파우치를 지키기 위해 움직였던 독고가 언제 한순간에 변할지 모르는 노숙자라고. 똑부러지는 시현을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에 실패했다고 그저 실패한 인생으로. 명문대에 나와서 대기업 생활을 했던 선숙씨의 아들이 그저 인간 구실을 못하는 백수. 회사에서 지쳐 생활하며 마음붙일 곳 없었던 영업맨 경만을 그저 무력한 가장이라고. 투고에 성공하기 위해 글쓰기에 전념하는 인경을 그저 깐깐한 작가라고.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했던 곽을 그저 흥신소 직원이라고.

 

우리는 보이는 것 이상을 보고 싶지 않아한다. 보이는 그대로가 모든 것을 나타내지 않다라는 것을 모두 알지만, 나 하나 건사하기 힘든 사회에서 나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을 꼰대라고 치부하며 불편한이 감정을 피하고 싶어한다.

 

불편한감정은 그저 불편하게만 남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불편한감정을 들추는 독고와의 대화를 통하여 각각은 몰랐던 자신의 가치를 다시 찾게 된다. 그저 사회에서 바라는 모습에 맞춰가며 살아왔던 그들과 그들의 과정을 무시한 채로 보이는 대로 평가받는 그들에게 걸려져오는불편한대화. 과거와 지금의 불편한 마음을 되짚어가며 다시 찾아가를 마주하고 그 본심을 이해해나가는 것.

 

책을 읽어가는 나에게도 불편한 감정이 남았던 것은취업 잘되는 공대에서 전공을 포기하고 프리랜서를 택한 실패자라고 비춰지는 나의 수식어였다.

 

취업 잘되는 공대 합격 후 사회에서 바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바라며 취업준비를 하다가 한 순간에 전공을 포기한 것은 사회적 실패로 비춰졌다. 적은 수입과 불안정한 직업인 프리랜서는 무능력하고 도태한 인내심 없는 모습으로 나를 비췄다.

 

쉽지 않았던 결정 과정은 모두 무시된 채로 지금의 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껏 차가웠다. 나는 그저 그들에게‘4년을 버린 실패자였다. 나와는 맞지 않았던 반도체, 전자공학 수업들과 부대끼며 매일 자퇴를 언제할까. 언제 학교를 졸업할 수 있을까고뇌하며 지긋지긋 4년을 버텼던 나의 과정은 그들에게 없었다.

 

더이상 이렇게 살 수 없겠다는 생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고심하며 찾아 결정했던 지금을. 나조차도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 휘둘려‘4년을 버린 실패자로 바라봤다. 내가 선택했던 당시 믿었던 나의 창의력과 추진력은 온데간데없이 버리고 말이다.

 

독고와의 대화 속에서 잊고 있었던를 찾으며, 나의 가치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며 불편해했던 나에게. 불편했던 수식어를 던지고 새로운 수식어를 붙이겠다. ‘창의력있고 추진력있는 기획자’.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것을 신경쓰며 골몰했던 내가 아닌, 내 안의 를 발견하며 그렇게 불편한 편의점에 다녀왔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