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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독서후기 공모전] 우수상 1(재학생 부문)

미래를 여는 책/서평

by CNU Lib newsletter 2023. 2. 1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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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대상도서 [불편한 편의점]

2022년 독서후기 공모전에서 우수상(재학생 부문)을 수상한 최하늘 님의 독서후기 '나비효과, 행복을 전해주는 힘'입니다.

 

나비효과, 행복을 전해주는 힘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있다. 길거리를 거닐며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단골 카페에서 주문한 커피 한 잔을 건네는 아르바이트생, 편의점에서 핸드폰을 보며 혼밥하는 사람들. 그들과는 그저 모르는 사람에 불과하다. ‘유 퀴즈 온 더 블록 이라는 프로그램을 아는가. 유재석, 조세호가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직접 찾아가 담소를 나눈 후 퀴즈를 내는 프로그램이다. 이로부터 우리는 모르는 사이지만 어쩌면 당신의 이웃이 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극을 받거나, 혹은 위로를 얻곤 한다.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행하며, 어쩌면 사람들 간의 심리적 거리는 더 멀어지고 있을지 모른다. 여유 없는 삶을 보내며 따뜻한 교류 없는 세상에 삭막함을 느낀다면 불편한 편의점을 보길 바란다.

이 책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나비효과를 떠올려볼 수 있다. ‘어느 한곳에서 일어난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라는 현상이다. 불편한 편의점에서 이 나비효과는 엄 여사로부터 시작된다. 달리는 기차 안, 엄 여사는 파우치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때, 낯선 번호로부터 전화가 왔다. 파우치를 주운 노숙인, 독고로부터 온 것이었다. 엄 여사는 그에게 파우치를 지켜준 보답으로 배고플 때면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언제든지 도시락을 먹으라고 권한다. 그렇게 매일 편의점에 가게 된 독고는 어느 날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제안받게 된다. 어딘가 어눌해 보이고 서툴지만, 그는 편의점에서의 밤을 지키면서 단골손님에 낯선 상품을 추천하기도 하고 함께 담소를 나누게 된다. 말하지 않으면 모를 고민들을 품고 있는 동네 사람들은 독고로부터 하루를 힐링하고, 어느덧 불편한 편의점엔 따듯함이 깃든다. 노숙인이었던 독고에 편견 없이 다가간 엄 여사와 그러한 손길을 잡은 독고가 또 사람들에게 오늘의 하루를 위로하는 것, 이것이 바로나비효과이다.

옥수수수염차는 독고가 사람들을 위로하는 방식이다. 퇴근길에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 앉아 술을 마시는 손님에게 종이컵에 옥수수수염차를 따라주며 말을 건넨다. “힘드시죠”. 한마디의 뻔한 말에 손님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그리곤 괴로움을 달랠 방법 없는 그에게 불편한 편의점은참새방앗간으로 자리 잡는다. 누구에게나 힘든 시기는 찾아온다. 나는 대부분의 사회 초년생들이 그렇듯 사회에서 뒤처진듯한 불안감, 미래에 대한 불확실 등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 나에게 있어서 이러한 문제는 남이 해결해 줄 수 없기에 누군가에게 털어놓음에 의미가 없다고 여겼다. 그저 마음속으로 담아둘 뿐이었고, 부담감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갔다. 그러나 나에게도 독고는 존재했다. 독고처럼 뻔한 말 한마디 건네주고 묵묵히 내 이야기를 들으면서 끄덕여줄 친구가 있었다. 사람을 위로한다는 건 특별한 게 아니었다.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 나와 같은 실수를 하고,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나는 마침내위로는 그 사람의 존재 자체이다.’라는 결론을 지었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p.252). 이 부분에서 가수 타블로가청춘 페스티벌의 한 강연에서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인간은 불행에는 관대하고 행복에는 매우 엄격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그러고는 종이에 내일이 왔으면 하는 이유를 써보았을 때, 반대의 경우에서보다 상대적으로 쓰기가 어려웠다고 말한다. 뭔가 거창하고 거룩한 것을 써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어디로부터 행복감을 느끼는가? 보통의 사람들은 물질적인 풍요로움에서 비롯한다고 생각하곤 한다. 내가 최근에 들었던 한 수업에서 왜 공부를 해야 할까?”라는 교수님의 질문에 어떤 학생이 좋은 대학을 가서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서요.”라고 대답한다. 결국 그 좋은 직장에 취직하려는 것은 높은 급여와 명예 보장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삶이 온전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길이며, 온전한 사람이 되면 비로소 행복을 찾는다고 말한다. 아마 독고라면 이들에게 이런 말을 해줄 것이다.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p.140)”

행복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다. 나는 친구와 남산타워가 보이는 식당에서 밥을 먹은 적이 있었다. 하늘이 어두워지고 가로등에 불이 켜지며 남산타워의 조명은 빛을 내고 있었다. 친구와 말없이 한참 동안 그 광경을 바라보았고, 대화를 이어나갔다. 대화에 특별함은 없었다. 내가 본 아름다운 장면을 공유하는 것, 오늘 있었던 일들을 함께 되새기는 것이 전부였다. 그 친구와는 거주지도, 전공도, 미래의 계획도 다르지만 함께 보내는 순수한 시간들이 행복감으로 다가왔고, 힘든 일이 있을 때 그때를 떠올리며 피식 웃으며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비로소 나는 길 자체의 행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것은 네게 불편한 편의점이 남기고 간 것이며, 나 역시 다른 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부분이다.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예전에 누군가 나에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느냐고 물었을 때 내가 한 막연한 대답이다.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유 퀴즈 온 더 블록’169회에서, 타일공인 한 청년이 출현했다. 그는 대학교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제약회사에 입사했지만, 새로운 직업을 찾기 위해 퇴사를 결심했다고 한다. 전공과 전혀 다른 분야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직업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사람들의 편견에 고민이 많았지만, 같은 프로그램의 123회에 출현한 청년 도배사가 했던 말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말한다. 이들은 서로에게 모르는 사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 도배사는 한 타일공에게 중요하고 가치 있는 존재가 되는 것, 삶의 의미에 대해 알려주었다. 나는 이것이 불편한 편의점이 알려주는 나비효과임을 깨달았다. 누군가 다시 나에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고 되묻는다면,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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