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어떤 세계들은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와 부대끼며 공존한다. 그 부대낌이 불편해 있던 곳을 떠나와도, 그것들은 모습을 바꾸어 끊임없이 재출현한다. 출몰하는 세계는 외면 가능한 타자가 아닌 집단적 삶의 조건이자 현상이 된다. 인류학자에겐 현장이다. 현장에 있기 위해 그는 그/것이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가를 집요하게 추적해가다, 그 길에서 때로 자기를 마주치고 심문한다. ‘연루됨’은 하필 자기와 맞닿게 된 특정한 세계와 관계 맺는 방편으로서 그에게 체화된다. 복작한 삶의 현장 바깥을 겉돌며 관망하기보다 그 속에 섞여들어 있기. 세계의 모순과 고통을 방관하기보다 공모를 인정하고 연루됨을 자처하여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그곳에 있기’라는 인류학자의 체험(클리퍼드 기어츠)은 연루되기를 통해 그만의 고유한 경험이자 삶의 일부가 되고, ‘이곳에 돌아와 쓰기’를 가능케 한다.
한국과 중국의 현장에서 물리적·실존적 빈곤을 연구해온 인류학자 조문영은 생활에서 사회적 고통의 얽힘을 발견하고 바로 그 얽힘의 자리에서 길어 올린 연루의 감각으로 “더 단단한 이해”와 “더 책임 있는 비판”을 시도한다. 『연루됨: 인류학자의 세상 읽기』는 그가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여러 매체에 발표한 글을 이러한 관점에서 골라 엮은 책이다.
<저자 소개>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빈곤이란 주제를 새롭게 등장시키는 작업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The Specter of “The People”, 『빈곤 과정』을 썼다. 엮은 책으로 『동자동, 당신이 살 권리』 『문턱의 청년들』 『민간중국』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분배정치의 시대』가 있다.
<목차>
서문 수사적 고향 너머
1부 감각하기
평면을 뚫고 나온 사람들┃세계는 복수複數다┃우리는 ‘푸릉’을 원할까?┃호기심이 줄어들 때┃낯뜨거운 공론장┃취향지대의 마음들
2부 대면하기
위협과 기괴함의 시소 타기┃젊은 세대의 반중反中┃코로나 사태의 기이한 친숙함┃내가 만난 중국인들
3부 관찰하기
대의를 잃어버린 세계에서┃‘프런티어’ 북한과 식민주의 유령┃‘잉여 여성’이라는 낙인
4부 연루되기
빈자와 부자, 기생충과 숙주 사이┃‘기생수’와 대면하기┃멈추지 않고 살아갈 준비┃집을 원합니다┃랜드마크가 된 참사 현장┃취약함을 함께 견뎌내는 가족┃동자동이라는 평상┃‘소유주 혁명’과 개발 공화국의 민낯┃당신이 살 권리┃권리들의 사회와 사회 바깥의 주검들┃한국 주민운동, 화려하지 않아 다행인 역사
5부 삶-노동하기
자본주의 만세┃창업 너머의 새로움?┃코로나보다 독한 생존 바이러스┃노동자 청년의 안부를 묻다┃1997년 베이징, 2019년 홍콩┃코로나 이후, 연결의 빛깔┃노동의 대화가 국경을 넘는 법┃비정규직과 기본소득┃공생의 숙명┃물고기 그냥 줘라
6부 정치하기
‘주군 놀이’의 시대┃시선의 정치┃베이징의 현수막, 서울의 광장┃그늘은 관심을 두는 게 아니라 없애는 것이다
7부 돌보기
당신의 잎사귀도 진다┃자리를 찾지 못한 슬픔┃어르신 말고 노인┃노인 돌봄과 지구 돌봄┃미나리는 원더풀
8부 자리하기
“오죽하면 군부대라도 바랄까요”┃평등한 대안의 상상┃‘희망의 나라’, 이토시마 기행 일기
9부 공부하기
그들이 품고 온 세계┃더 ‘잘’ 싸우기 위한 숨 고르기┃학습권을 요구하라, 더 과감하게┃잔디밭의 몽상┃나는 너다?┃‘뜨거운’ 사회에서 살아가기┃Y에게 감사하며┃나를 가르친 어느 중국인 유학생┃중국 수업을 마무리하며
10부 읽기
‘가난 사파리’가 ‘가난 수용소’가 될 때┃사회적 버림의 연루자들┃여성 홈리스는 책이 될 수 있을까┃동아시아 ‘송곳들’의 지구전┃탁월함의 역설┃송이버섯 냄새를 맡자. 그다음은?
11부 지구-생활하기
취약한 생명들의 일보전진┃지구를 살리는 기본소득┃공동의 미래는 가능한가
원글 출처
독설의 팡세 / 에밀 시오랑 (1) | 2025.0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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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 J.M. 쿳시 (0) | 2025.02.03 |
시간에 대한 이해의 역사 / 앙리 베르그송 (0) | 2025.02.03 |
불안사회 / 한병철 (1) | 2025.01.14 |
딕테/ 차학경 (0) | 2025.0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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