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독설의 팡세』는 「언어의 위축」부터 「공허의 근원에서」까지 다양한 인문학적 주제를 다룬 열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서양의 역사, 시간과 고독의 속성, 사랑과 음악에 대한 고찰 등 ‘독설’의 테마는 다양하다. 스무 살 때부터 불면증에 시달리고 대부분의 삶을 주변인으로 살아온 저자의 인생이 응축된 문장들은 삶의 불편한 진실을 직면하고 그것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한다. 투신자살을 하려고 센강으로 가던 사람이 잠시 책방에 들렀다가 시오랑의 단상을 읽고 자살 의지를 꺾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이를 뒷받침한다.
에밀 시오랑의 글에는 인생을 꿰뚫는 촌철살인의 철학이 담겨 있다. 언어에 대한 예리한 고찰(“확신이 있으면 문체는 없다. 우아하게 말하려고 고심하는 것은 신념 속에 잠들지 못하는 인간들이 하는 일이다.”), 역사를 통찰하는 시선(“범죄의 시간은 모든 민족에게 한꺼번에 울리지 않는다. 역사의 지속성은 그렇게 설명된다.”) 등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되는 문장이 가득하다. 뿐만 아니라 니체, 도스토옙스키, 플루타르코스를 비롯한 다양한 시대의 사상가와 문인들을 인용하는 풍부한 배경지식까지 겸비해 독자들의 지적 욕구를 자극한다.
냉소적인 태도와 상반된 절제되고 우아한 문장 또한 작품의 묘미 중 하나다. 심오함과 블랙 유머로 무장한 글들은 염세주의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깊은 의미와 여운을 남긴다. “마치 모든 것을 부정하고 난 자가 긍정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과 같다”라는 옮긴이의 말처럼, 시오랑의 독설은 냉소 끝에 모든 것을 깨달은 자만이 건넬 수 있는 처절하고도 아름다운 삶의 진리를 건넨다.상했다.
<저자 소개>
20세기의 가장 저명한 모럴리스트 작가. 1911년 루마니아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부쿠레슈티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1934년 발표한 첫 책 『절망의 끝에서』로 장래가 촉망되는 신인작가에게 수여되는 루마니아 왕립 아카데미 상을 받았다. 1937년 파리로 이주한 뒤 소르본대학에 등록하고 프랑스어로 글을 쓰기 시작하여, 1949년 프랑스어로 쓴 첫 책 『해체의 개설』을 발표했다. 이 책은 대중에게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으며, 이오네스코, 엘리아데, 베케트, 미쇼 등의 문우와 소수 애독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사유와 집필 활동을 이어갔다.
특유의 우아하면서도 냉담한 문체로 『독설의 팡세』(1952)와 『존재의 유혹』(1956)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으나, 여러 문학상을 거절하고 언론을 피하며 계속 글을 썼다. 1987년 발표한 『고백과 저주』를 마지막으로 절필했으며 1995년 파리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 외 저서로는 『역사와 유토피아』 『태어났음의 불편함』 『자아 분열』 등이 있다.
<목차>
언어의 위축 ㆍ 7
심연의 도둑 ㆍ 33
시간과 빈혈 ㆍ 59
서양 ㆍ 77
고독의 서커스 ㆍ 93
종교 ㆍ 123
사랑의 생명력 ㆍ 143
음악에 대하여 ㆍ 157
역사의 현기증 ㆍ 165
공허의 근원에서 ㆍ 183
에밀 시오랑 연보 ㆍ 206
옮긴이의 말 | 신비로운 역설을 빚는 절망의 노래 ㆍ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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