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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正祖)의 세손 시절 학습서, 주자어류초 11책

유용한 정보(Tips)

by CNU Lib newsletter 2020. 6. 3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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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세손 시절 손 때가 묻은 주자어류초 20권 11책

주자어류초(朱子語類抄)는 주자(朱子)와 문인(門人)들의 문답을 기록한 주자어류대전 140권에서 역대 치란(治亂)과 흥망(興亡) 등 통치에 관련된 부분을 뽑아 2011책으로 엮은 책이다. 영조 때 경연(經筵)에서 강독을 목적으로 간행한 책으로 영조실록을 보면 1740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약 5개월간 24차례 강독되었다.

 

그렇다면 이 책의 주인은 영조였을까?

 

도서관 소장본에는 4개의 범상치 않은 장서인(藏書印)이 날인(捺印) 되어 있다. 장서인은 책을 소장했던 주인이 자신을 표시하기 위해 찍는 도장으로 이 책을 읽고 소유했던 사람이 누구인지 우리에게 알려주는 중요한 정보원이다.

 

 

   (世孫)講書院

   弘文館

   弘齋

   承華章

 

책의 첫 머리 하단에는 강서원(講書院), 상단에 홍문관(弘文館)이 날인되어 있다. 강서원은 왕세손의 교육기관이고, 홍문관은 궁중의 경서(經書)와 사적(史籍)을 관리하며 국왕의 자문에 응하는 관청이다. 도장의 위치로 보아 강서원에 소장되어 있던 책이 홍문관으로 이관(移管)된 것을 알 수 있다.

 

영조 때 강서원은 2번 설치되었다. 첫 번째는 1751년 사도세자의 첫아들인 의소세손(懿昭世孫) 때 설치되고, 두 번째는 1759년 정조가 왕세손으로 책봉되면서 설치된다. 그렇다면 이 책의 주인이 의소세손 아니면 정조라는 이야기가 된다.

 

다음 장을 넘기면 비로소 이 책의 주인을 만나게 된다. 2개의 도장이 날인되어 있는데 위의 도장은 홍재(弘齋), 아래 도장은 승화장(承華章)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서재, 홍재는 정조의 호()로 세손 시절 서재의 편액으로도 걸어 놓았다. 승화(承華)는 춘방, 진궁과 같이 세자궁을 일컫는 별칭이다. 모두 정조가 세손 시절에 자주 사용하던 장서인이다.

 

정조는 방대한 독서량을 자랑하는 독서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자신이 읽거나 소장한 책에 장서인을 날인했는데, 이 때 사용한 장서인이 100여 종이나 될 정도로 다양하다. 조선의 국왕 중 개인 장서인을 사용한 국왕은 정조가 유일할 정도로 책에 대한 사랑이 대단했다.

 

1759년 설치된 강서원은 1762년 사도세자가 비극에 죽고 정조가 왕세자로 책봉 되면서 이름을 시강원을 바꾼다. 이 때 정조의 나이가 고작 11세였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은 정조는 매사에 행동거지를 조심하고, 학문을 갈고 닦는 일에 전념했다.

 

조선 후기 정치문화의 중흥을 이끈 군주로 칭송받는 정조의 업적은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꾸준한 독서를 통해 쌓아올린 방대한 공부가 그 원동력이 되었다.

 

주자어류초 전시 안내

- 장소: 중앙도서관 5층 고문헌 자료실

- 전시기간: 2020. 7. 1. ~ 7. 31.

- 관람시간: 9:00~18:00(점심시간 제외:12:0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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