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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기행문학의 걸작 열하일기(熱河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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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NU Lib newsletter 2020. 8. 2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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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1780(정조 4) 연암 박지원이 청나라 건륭제의 70세 생일을 축하하는 사절단의 일원으로 청나라에 다녀와 쓴 여행기이다.

 

사절단은 813일인 건륭제의 생일에 맞추기 위해 5월 초 한양을 출발하여 압록강을 건너 요동벌판을 지나, 81일 연경(燕京)에 도착했다. 사절단은 열하(熱河)에서 열리는 고희연에 참석하였다가 다시 북경으로 돌아와 약 한 달 동안 머문 뒤 그 해 10월 한양으로 돌아왔다.

 

조선시대 중국에 다녀온 사신이나 수행원이 남긴 수많은 기행문 중에 열하일기가 최고로 평가를 받는 것은 여행기가 주는 재미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청나라의 풍속, 제도, 문물에 대한 소개와 조선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개선하려는 저자의 사상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종종 턱이 빠질 정도로 웃게 만드는 책’. 당대 어느 지식인의 평가처럼 열하일기는 재미있다. 조선을 통틀어 손꼽히는 명문장가인 박지원은 가벼운 문체로 해학과 익살, 풍자를 통해 청나라를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사실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갔다. 조선 후기 문인 김택영(金澤榮)열하일기 한밤에 고북구를 빠져 나가며라는 문장을 조선 5천년 이래 최고의 명문장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 열하일기는 박지원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이용후생(利用厚生) 이라는 사상이 한양에서 열하에 이르는 체험을 통해 밖으로 구체화된 실학사상의 정수(精髓)를 담고 있다. 당시 조선 사대부들 사이에 만연해 있던 반청의식에서 벗어나 청나라의 문물과 학술, 기술을 적극 수용하여 조선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을 높여 삶의 질을 풍요롭게 만들려는 주장들이 열하일기 전반에 걸쳐 펼쳐져 있다.

 

청나라에 사절로 파견되었다 돌아온 홍대용, 박지원, 박제가 등에 의해 주장된 이러한 사상은 북학(北學)’이라 하여 조선 후기 실학사상의 한 축()을 이룬다.

 

열하에서 돌아온 박지원은 곧 열하일기 저술에 착수하여 1783년 무렵에 일단 탈고했으나, 이후에도 여러 차례 개정 작업을 거쳐 박지원이 죽은 뒤 후손들에 의해 1820년대 초반 최종적인 형태로 완성되었을 것으로 추축된다.

 

2610책의 방대한 분량의 이 책은 전체적인 형태를 갖추기도 전에 여러 차례 필사되어 주변에 알려지게 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반면 자유분방하고도 세속적인 문체와 청나라의 학문과 기술을 도입할 것을 주장하여 당시 조선에 팽배해 있던 반청의식에 접촉되어 수많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급기야 열하일기의 인기는 당시 소품체 문장의 유행과 더불어 정조가 문체반정을 일으키는 신호탄이 되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숱한 화제를 불러 모은 열하일기는 사후 200년이 넘도록 출판되지 못하고 손으로 글을 베낀 필사본의 형태로 유통되었다. 필사본은 옮겨 적는 과정에서 누락되거나 잘못 기입된 부분이 생겨나게 되었고, 책에 따라서는 내용이 추가되기도 한다. 현재 남아 있는 열하일기 필사본의 이본은 약 9종류로 그 당시 얼마나 많은 인기를 끌었는지 알 수 있다.

 

열하일기는 일제강점기인 1911년 조선광문회에서 인쇄본이 첫 출판되어 보급 되면서 조선 후기 문학과 사상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1915년에는 일본어 완역판 출판되었고, 곧이어 중국 상해에서도 출판되었다.

 

전남대 도서관 소장본은 필사본의 판심에 연암 박지원의 서재인 연암산방(燕巖山房)‘이 찍혀 있고, 20 구외이문(口外異聞) 본문 위에 주석을 통해 박지원의 아들인 박종채가 1816년 전라도 임피현(臨陂縣)에서 정리하여 필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여러 이본(異本)들 중에서 가장 정본(正本)에 가까워 연구자들의 논문에 여러 차례 인용한 귀중한 자료이다.

 

열하일기 전시 안내

- 장소: 중앙도서관 5층 고문헌 자료실

- 전시기간: 2020. 9. 1. ~ 9. 29.

- 관람시간: 9:00~18:00(토요일, 점심시간 제외:12:0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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