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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독서후기 공모전] 장려상 2(재학생 부문)

미래를 여는 책/서평

by CNU Lib newsletter 2021. 2. 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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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대상도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제로편]

2020년 독서후기 공모전에서 장려상(재학생 부문)을 수상한 김동윤 님의 독서후기 '우리 세계를 나누기에서 더하기로'입니다.

 

우리 세계를 나누기에서 더하기로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일원론적 관념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2가지 이유를 생각했다. 첫 번째는 시대흐름의 변화이고 두 번째는 개인의 내면의 가치관 확립이다.

 

  먼저 시대흐름의 변화를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이원론적 사고관을 지니고 있었다. 500년 역사를 지닌 조선의, 성리학 역시 리(理)와 기(氣)로 나누어 세상을 이해하려 했다. 예를 들면 임금과 신하, 장자와 적자, 남성과 여성, 양반과 평민 이렇게 말이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 이 성리학적 이분법적 사고체계는 요호부민과 잔반, 오랑캐라 멸시하던 청의 발전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서서히 무너졌다. 이때 서양에서는 산업혁명이 일어났는데 기저에는 인간과 자연, 문명과 비문명이라는 이원적 가치관이 반영되었다. 그래서 비문명인 자연은 개발되어야하는 정당성을 만들어냈다. 모든 것을 나누는 이원론적 사고는 차별과 억압, 폭력을 낳게 되고 우리는 현재 이러한 결과를 마주하고 있다. 환경적 측면에서 기후 변화로 인해, 동토층의 빙하가 녹게 된다면 그 안에 인간과 한 번도 접촉되지 않았던 고대 바이러스가 해동이 되어 세상에 나올 수 있다. 이미 우리는 천연림에서 인간과 접촉하지 않았던 야생동물 유래의 바이러스로 여러 차례 고통을 받고 있다는 점을 보아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사회적 측면에서 남성중심문화, 가부장적 사회로 인해 많은 여성들이 수 세기동안 고통 받고 살아왔다. 또한 남성중심문화(군대식 문화), 즉 수직적으로 사람을 나누려는 특성은 사회전반에 침투되었다. 멀리가지 않아도 대학생사이에서도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선배와 후배 사이에서의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났다.

 

  세상은 조금씩 바뀌어 나가고 있다.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지 않고 사람이라는 하나의 인격체로 보는 세상, 개발되어야할 대상과 개발하는 주체가 아닌 공존하는 세상, 선배와 후배의 수직적 계층구조가 아닌 수평적으로 같은 대학생의 위치로 보는 세상. 지금은 당연해 보이지만 몇 세기, 몇 년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세상을 나누지 않고 합하여 보는 관점인 일원론적 관점에 대해 알 필요성이 있다.

 

  두 번째는 개인 내면의 가치관 확립의 중요성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은 빨리 변화하고 있고 이 중 하나는 비대면이다. 모든 활동이 직접적인 대면활동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컨퍼런스, 강의, 키오스크 결제, 배달서비스 등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마주하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비접촉은 상대방으로부터 가치를 확립해왔고,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나를 확립해왔던 세상과 멀어지게 한다. 오히려 내면의 가치관을 확립해야 될 때임을 말해주고 있다. 내면의 가치관을 확립하기 위해서 세상이 바라보는 ‘나’가 아닌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라는 관점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간결하고 보편적인 철학 사상은 누구에게나 통용되고 깨달음을 얻게 도와준다. 부처의 말을 들은 싯다르타 역시 깨달음은 누군가의 가르침이 아닌 개인이 얻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도 이 책의 가르침을 통해 개인적인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책의 앞부분은 양자역학이라는 물리학으로 과학적 사고로 꽉 찬 우리의 통념을 부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에서 고양이가 죽을지, 혹은 살지 이 두 가지 세계 모두 공존한다. 다만, 우리는 한가지의 세계밖에 보지 못한다. 우리가 관찰한 세계만 존재하는 것, 이게 바로 일원론적 관념이다.

 

  사실 일원론적인 관념체계는 동양에서 오래전부터 발달해왔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힌두교, 불교, 도가 사상 모두 일원론적 관념을 포함하는 종교이다. 종교라고 하면 무신론자입장인 나에게는 초월적 존재, 나를 구원해줄 존재 즉, 이분법적으로 나와 신은 다른 존재라고 편견지어 왔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신은 우주와 세계 그 자체인 동시에 인간의 참된 자아를 뜻하는 것이고 우리가 내면 속에서 진리를 추구하는 수행한다면 우리가 신이 된다는 일원론적 관점을 소개한다. <우파니샤드>의 범아일여, 노자의‘도’와‘덕’의 관계, 유학의 <태극도설> 그리고 서양철학의 <관념론> 등이 시대는 다르지만 세계가 내 마음의 반영이고 그러므로 세계와 자아는 분리되지 않는다는 설명은 세계를 진지하게 통찰했던 사상가들이 도달하게 되는 최종결론이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점은 베다에서는 <우파니샤드>와 <바가바드 기타>, 노자의 사상과 공자의 사상을 각각 비교해보면 수행방법이 탈속적이거나 세속적인 것으로 나뉘는 것과 자아를 고정된 위치에서 왜곡된 세계를 보는 관점이 보편적인데, 불교에서는 고정된 자아와 세계 둘 다 없다는 관점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각각 사상들과 비교할 수 있다. 그리고 여러 철학 사상을 보면서 우리의 내면 세계관과 일치하거나 비슷한 사상을 알게 되고, 본인에게 맞는 세계관을 정립하거나 스스로 세계관을 만들어 확립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이런 점에서 나는 이 책의 에필로그 부분인‘무엇을 할 것인가?’부분을 눈여겨 봐야한다 생각한다. 이 부분이야말로 합일해나가는 시대흐름에 맞춰, 개인의 내면 가치관을 형성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내면의 세계관에 대해 탐구하기 위해 자신의 내면을 비우고, 현실로 나와 책을 읽고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며 포용한다. 그 다음에 삶을 거시적으로 계획해서 자아를 찾는 시간을 정해두고 삶을 펼쳐 나아간다. 이때에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천천히 세계관을 확립해 나아간다. 그러다 마지막에는 세계는 나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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