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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양(謙讓)과 청백(淸白)의 명재상 박순의 시문집 사암집(思菴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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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NU Lib newsletter 2021. 10. 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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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2년 간행된 사암 박순의 시문집 사암집 초간본

광산구 신촌동 송정고가에서 시작하여 광산구 비아동 광산교차로에 이르는 약 9의 도로를 우리는 사암로(思菴路)‘라 부른다. 조선 중기 명재상이며 학자인 사암(思菴) 박순(朴淳)을 기리기 위하여 광주광역시가 2009년 이 길을 사암로로 명명했기 때문이다.

 

이 도로의 주인공은 사암(思菴) 박순(朴淳)은 어떤 사람일까?

 

박순(1523~1589)은 광주(光州) 출신으로 외가(外家)인 나주(羅州)에서 태어나 1553(명종 8) 정시문과에 장원(壯元)으로 급제하였고, 대사간(大司諫), 대사헌(大司憲) 등 청요직(淸要職)과 서울시장에 해당하는 한성부판윤(漢城府判尹) 등을 지냈다. 주로 학식과 덕망이 높은 사람이 맡는 청요직을 역임하며 소신있고 올바른 견해를 주장했기에 당대의 권세가였던 윤원형(尹元衡)의 미움을 받아 관직에서 물러나 고향인 광주에 은거하기도 했다

 

1565(명종 20) 문정왕후(文定王后)가 죽자 승려 보우(普雨)의 처벌을 주장하였고, 다른 이들과 함께 윤원형의 죄를 논하였다박순은 1568(선조 1) 44세의 나이로 대제학에 임명되었는데 얼마 뒤 퇴계(退溪) 이황(李滉)이 아래 직급인 제학(提學)으로 임명된다. 이 때 박순은 나이가 많고 큰 덕이 있는 학자가 도리어 낮은 지위에 있는 것은 이치에 어긋나는 일이라 하여 직위를 바꿔줄 것을 선조에게 청하였다.

 

대제학은 문형(文衡)이라 하는데 나라의 학문을 바르게 평가하는 저울이란 뜻으로 조선시대 사대부 가문에서는 삼정승(三政丞)보다 더 명예로운 자리로 여겨졌다. 박순은 이 명예로운 자리를 이황에게 양보하고 물러나려 한 것이다. 선조는 박순의 뜻에 따라 이황을 대제학으로 임명하려 했지만, 이황 또한 병을 이유로 대제학을 고사(固辭)하여 다시 박순이 대제학에 오르게 된다.

 

이 일로 겸양의 덕을 칭송받은 박순은 그 후 이조판서(吏曹判書)를 거쳐 우의정(右議政)과 좌의정(左議政)을 지냈고, 1579(선조 12) 영의정(領議政)에 올라 선조 치세 전반기의 명재상으로 명성을 떨쳤다. 오랫동안 높은 벼슬을 지냈으면서도 항상 청렴하고 결백하여 관직에서 물러난 후 청백리(淸白吏)에 녹선(錄選)되는 영광도 함께 누렸다.

 

박순은 정치가로써 뿐만 아니라 시()()()에도 뛰어났는데 글씨는 조맹부(趙孟頫)의 송설체(松雪體), 시는 당나라 시풍(詩風)을 따랐다. 조선 중기 삼당시인(三唐詩人)으로 이름을 날린 백광훈(白光勳), 최경창(崔慶昌), 이달(李達) 등이 박순의 문하(門下)에서 배출되었으니 박순의 문학적인 뛰어남을 가히 짐작해 볼 수 있다.

 

박순은 관직에서 물러난 후 경기도 영평(永平: 현재 포천시) 백운계(白雲溪)에 집을 짓고 은거하였다. 후손으로는 부인 고씨 사이에 딸이 하나 있었고, 서자(庶子) 박응서가 있었다. 박순이 본가인 광주나 외가인 나주에 은거하지 않고 포천에 자리 잡은 것은 외동딸이 시집가서 살고 있던 곳이 포천이었기 때문이다. 박순의 묘는 경기도 포천군 창수면에 남아 있고, 박순이 노닐던 영평천변에는 박순을 기리는 옥병서원(玉屛書院)이 세워졌다. 이 밖에 나주 월정서원(月井書院), 광주 월봉서원(月峯書院), 송호영당(松湖影堂) 등에 배향되었다.

 

박순의 시문집인 사암집은 임진왜란으로 유실된 유고(遺稿)를 외증손(外曾孫)인 이문망(李文望)이 수습하고, 전주판관(全州判官) 서필원(徐必遠)의 도움을 얻어 1652(효종 3) 52책으로 간행하였다내용은 오언절구(五言絶句), 칠언절구(七言絶句), 오언율시(五言律詩), 칠언율시(七言律詩), 오언배율(五言排律)의 시와 문집합부(文集合附)로 이루어져 있다. 권수에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의 서문, 권말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이 지은 행장(行狀)과 백헌(白軒) 이경석(李景奭)의 발문(跋文)이 있다.

 

도서관 소장본은 1652년 초간본(初刊本)으로 각 책의 권수(卷首)에 송강 정철(鄭澈)의 손자 정양(鄭瀁, 1600~1668)의 장서인이 있어 연일 정씨 가문에서 소장하고 있던 책인 것을 알 수 있다.

 

사암집 전시 안내

- 장소: 중앙도서관 5층 고문헌 자료실

- 전시기간: 2021. 10. 1. ~ 10. 31.

- 관람시간: 9:00~18:00(토요일, 점심시간 제외:12:0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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