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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독서후기 공모전] 장려상 2(지역민 부문)

미래를 여는 책/서평

by CNU Lib newsletter 2022. 2. 1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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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대상도서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2021년 독서후기 공모전에서 장려상(지역민 부문)을 수상한 김유진 님의 독서후기 '내 삶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관계 연습'입니다.

 

내 삶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관계 연습


  인터넷 게시판에서 인삼밭의 고구마라는 제목의 짤막한 만화를 본 적이 있다. 만화의 내용은 이렇다. 인삼밭의 고구마는 주변에 온통 인삼만 있는 걸 보고 자신이 인삼인 줄 알고 살아간다. 그런데 자신을 인삼으로 여기며 즐겁게 사는 고구마가 못마땅한 인삼이 있다. 이 인삼은 고구마이면서 자신을 인삼으로 생각하는 고구마 때문에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여긴다. 인삼은 고구마에게 진실을 알려주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진실을 알게 된 고구마는 낙담하지 않는다. 자신이 고구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행복하게 살아갈 뿐이다.

 

  타고난 조건이 좋더라도 타인을 신경 쓰며 사는 인삼보다 주어진 환경과 조건에 상관없이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사는 고구마가 훨씬 멋져 보였다. 이 만화를 본 후 나는 생각에 잠겼다. 과연 나는 고구마인삼둘 중 누구와 가까운 사람일까?

 

  곰곰이 생각한 후 나는 내가 인삼에 가깝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는 자존감이 무척 낮고 주위 사람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 쓴다. 안정적인 직업을 얻은 지인을 순수하게 축하해 주지 못하고 남몰래 질투하며 왜 나만 이렇게 초라한 걸까라고 자책했다. 부끄럽지만 매스컴을 통해 접하는 타인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며 그래도 저 사람보다는 내가 더 낫구나라는 위안을 얻은 적도 있다. 이런 이기적이고 추악한 내 모습과 마주할 때마다 자괴감을 느끼곤 했다.

 

  ‘고구마같은 사람은 나 같은 인삼부류와는 다르다.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고 자신을 비교하지 않고 자신을 아끼기에 항상 자신감이 넘친다. 그들에게 자신이 고구마인지 인삼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주어진 상황과 환경을 탓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며 사는 이의 삶은 그 자체로 값지고 빛난다. 그들은 자기 삶의 주인이다.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신경 쓰며 사는 사람은 삶의 주인이 되기 어렵다.

 

  나는 인삼이지만 늘 고구마의 삶을 살고 싶었다. 진심으로 다른 사람의 행운을 빌어주고, 고통과 슬픔에 공감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타인의 고통과 불행에 감응하고 연대할 줄 아는 이들을 동경했다. 하지만 그들처럼 살아가는 법을 몰랐다. 인간관계를 지속할수록 남의 시선과 평가에 집착했고 그럴수록 마음의 상처만 늘었다. 나는 상처받기 싫어서 견고한 마음의 성벽을 쌓았다. 그 결과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는 줄었지만 외로움이 늘었다. 나는 관계 속에서 상처받지 않으면서도 타인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방법을 알고 싶었다.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속에서 어느 정도 해답을 얻은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나의 감정과 마음가짐을 얼마나 잘 다스리느냐가 건강한 관계 유지의 핵심이라는 걸 깨달았다. 타인을 바꿀 수는 없지만 나를 바꿀 수는 없다.

  도움이 되는 조언이 많았지만, 특히 완벽주의 성향을 버리라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은 나의 성장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나를 갉아먹는 독이 된다. 완벽주의 성향을 지닌 사람은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므로 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더욱 크게 느낀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려는 것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게 더 중요하다.

완벽주의 성향이 강하면 오히려 일을 미루는 나쁜 습관이 생기기도 한다.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겠다는 핑계로 일을 미루는 습성은 나에게도 있다. 그렇게 미루다 마감 시간이 닥쳐서야 부랴부랴 일을 해치운다. 시간에 쫓겨 만들어 낸 결과물은 오히려 더 부실할 때가 많았다.

 

  자신에게 엄격한 기준을 지닌 사람은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기에 자존감이 낮다. 나 역시 나 자신을 늘 남보다 능력이 부족하고 단점이 많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낮은 자존감 때문에 늘 남의 눈치를 살피기 바빴고, 다른 사람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으려 애썼다. 그러다 보면 정작 나의 감정을 돌보지 못할 때가 많았다. 인간관계 속에서 늘 긴장을 유지하다 보니 관계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기 어려웠다. 내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지 못하고 서운함을 마음에 담아두다가 관계를 끊어버린 적도 있다. 책에서 말한 대로 나의 감정과 느낌을 솔직히 고백했다면 어땠을까? 속마음을 표현해 서로의 앙금을 풀었다면 더욱 관계가 깊어질 수도 있었으리라 생각하니 당시 나의 행동이 후회스러웠다.

 

  다시 인삼밭의 고구마이야기를 떠올려본다. 나는 고구마가 되고 싶은 인삼이다. 나는 앞으로 자신을 긍정하고 주어진 삶에 만족하며 사는 고구마가 되기 위해 이 책에서 터득한 지혜를 삶에서 실천하며 살기로 마음먹었다.

 

  내 인생에서 영원한 나의 편이 되어 나를 애틋하게 여기고 보듬어야겠다. 다른 사람이 나를 해치지 못하도록 마음을 단련하되, 관계를 단절하는 마음의 벽은 쌓지 않으려 한다. 최소한의 거리를 유지하며 타인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는 건강한 관계를 만들고 싶다. 한편으로 내가 타인을 지옥으로 여겼던 것처럼, 나 또한 누군가의 지옥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가까운 사람들을 편하다는 이유로 감정 쓰레기통처럼 여기며 상처 주었던 과거가 떠올라 부끄럽다. 부끄러운 과거를 청산하고 주위에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한다. ‘타인은 지옥이 아닌 삶, 내가 주인이 되는 삶을 사는 나를 꿈꾸며 나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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