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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독서후기 공모전] 장려상 3(재학생 부문)

미래를 여는 책/서평

by CNU Lib newsletter 2022. 2. 1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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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대상도서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2021년 독서후기 공모전에서 장려상(재학생 부문)을 수상한 김청빈 님의 독서후기 '1학년 새내기 '김 군'이 4학년 취준생이 될 때까지 관계연습 일대기'입니다.

 

1학년 새내기 '김 군'이 4학년 취준생이 될 때까지 관계연습 일대기

 

대학교 입학 - 피시방으로 도망가는 새내기 김 군

3월의 캠퍼스는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 다들 뭐가 그리 재밌는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하지만 나 김 군은 혼자 피시방으로 향한다. 딱히 같이 다니는 친구가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학과 동기인 박 군은 훤칠하고 잘생긴 외모 때문인지 언제나 주변에 사람들이 있다. 부럽다. 그 친구와 나를 비교하니 역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외모인 것 같다. 나는 혼자 피시방에 들어가 세상과 단절을 택했다. 하지만 대학교 1학년, 관계를 연습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세상과의 단절은 그나마 있던 관계마저 끊어버렸다. 책은 우리는 사실 모두 연결되고 싶어요.’라는 말과 함께 시작한다. 맞다. 나는 연결되고 싶었다. 하지만 방법을 몰랐다. 즉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몰랐다.

 

전역 후 2학년 - 고슴도치 김 군

꿈에도 그리던 전역을 했다. ‘나는 다시 태어났다, 예전의 내가 아니야!’내 자신감은 어느 예비역 복학생처럼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자신감이 너무 과했을까? 나를 재밌게 보는 선배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슬슬 피하는 눈치다. 친구도 몇몇 새로 사귀었지만 사소한 이유로 분쟁이 자주 생겼다. 설상가상으로 아르바이트하는데 나만 빼고 모든 직원이 친해 보인다. . 불꽃같던 내 자신감이 이제는 재만 남았다. 내 마음은 상처투성이가 됐다. 고슴도치는 추위를 이기기 위해 서로의 체온을 이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부둥켜안았다가 상대의 가시에 찔려 고통스러워한다. 그게 나였다. 외로움이 싫어서 사람들과 가까워지려고 했다. 하지만 상처만 생겼다. 과거, 1학년의 김 군이 단절을 택하고 피시방으로 도망갔을 때보다 더 힘들었다.

 

3학년 - 드디어 관계를 연습한다!

내 행복감 지수는 매일매일 하한가를 쳤다. 사람들과 억지로 관계를 만들려고 했고, 항상 상처받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게 있다. 분명 유쾌한 농담이라 생각하며 했던 말들이 상대방은 기분 나쁜 농담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나는 예능 프로그램 속 연예인처럼 농담했지만, 실제 삶은 예능 프로그램과 달랐다.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나는 농담은 신중하게 하고 입은 무겁게 했다. 그리고 경청을 시작했다. 이 단순한 시작은 많은 걸 바꿨다. 가벼운 대화만 주고받던 친구들과 진지한 고민과 마음속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어서 친구들이 다양한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신이 주신 선물인지 연애도 하게 됐다. 저자는 대화할 때는 말을 10분의 3만 해야 한다고 한다. 맞다. 말을 신중하게 하는 것, 내가 깨달은 첫 번째 교훈이다.

 

4학년 - 인생의 과제, 벽 허물기.

나는 어엿한 대학교 4학년이 됐다. 그런 나에게는 과제가 있었다. 교수님이 내주시는 그 과제 말고, 인생의 과제. 바로 아빠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큰 거리를 좁히는 것이다. 아빠는 나를 어릴 적부터 매번 엄하게 야단을 쳤는데, 나는 그런 아빠를 정말 싫어했다. 그래서 아빠와 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겼다. 그 벽은 우습게도 25살이 될 때까지 무너질 줄 몰랐다. 하지만 긴 시간 동안 만들어진 벽이 한 사건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취업을 위한 공부를 마치고 저녁을 먹기 위해 집으로 돌아왔는데 아빠가 사소한 일로 화를 냈다. 안 그래도 취업 스트레스로 마음이 울적한데 아빠까지 화를 내니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래서 평소처럼 알겠어요.’ 하고 넘어가지 않았다. 이번에는 달랐다. 나도 목소리를 높였다. 아빠가 화를 낸다면 나도 화를 낼 거란 걸 보여주려고 했다. 그리고 아빠의 의견을 언급하고 공감했다. 다음으로 아빠와 싸우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마지막으로 내 의견을 말했다. 놀랍게도 아빠는 화를 가라앉혔다. 그리고 인생 최초로 아빠와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 일 이후로 아빠가 화내는 횟수를 크게 줄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아빠와 의사소통이 되면서 친해졌다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상대가 상습적으로 화를 낸다면 참기만 해선 안 되며 당황하지 않고 전략적으로 상대해야 한다.’나는 아빠의 상습적인 화를 더 이상 넘어가지 않았다. 그리고 전략적으로 상대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미뤄왔던 인생의 과제 하나를 끝냈다.

 

끝으로 -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대학교 1학년 1학기의 나는 설렘을 안고 입학했다. 하지만 사람들과 관계는 수능보다 어려웠다. 그래서 도망갔다. 전역 후에는 상대방 기분을 생각하지 않고 말했다. 그리고 누군가를 상처 줬다. 상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동안 내 관계 능력은 조금씩 연습 됐다. 이제는 도망가지 않는다.

책을 읽으며 과거 서투른 나 자신을 마주했다. 그리고 미래에는 관계에 유연해진 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시간이 지나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하고, 가정을 꾸리는 날이 올 것이다. 때론 상처받기도 하겠지, 하지만 걱정되지 않는다. 서툴러서 아름다웠던 대학생 시절에 관계 연습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책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를 통한 간접적인 관계 연습도 했다. 더 이상 관계는 고통이 아니다. 관계는 즐거움이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 혼자서 피시방으로 향하는 새내기 김 군에게 말하고 싶다.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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