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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독서후기 공모전] 장려상 2(재학생 부문)

미래를 여는 책/서평

by CNU Lib newsletter 2022. 2. 1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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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대상도서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2021년 독서후기 공모전에서 장려상(재학생 부문)을 수상한 김형지 님의 독서후기 '자신에게 맞는 관계를 위하여'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관계를 위하여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박상미 심리상담가가 저술한 이 책은 관계에서 자신이 무력함을 느끼는 사람과 지나치게 소심하고, 남의 눈치만을 살피게 되는 사람들을 위하여 쓰인 것이다. 나 또한 타인을 대하는 데 있어서 서투른 구석이 많은 사람임과 동시에,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타인의 말을 내가 얼마나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하여 늘 걱정과 고민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이 책이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저자가 이야기를 타인에게 조곤조곤 들려주는 듯한 글은 분명 공감되는 부분들도 많았으나, 나 개인으로서는 지나치게 극단적인 예시처럼 느껴지거나 이렇게까지 해야 한다고? 하고 의구심이 드는 부분도 많았다. 내가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까닭은 아마 평소에도 자기계발서라는 장르에 대해 늘 의심을 하고 살아왔다는 것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한 개인과 온전히 같은 경험을 하고, 같은 것을 느끼며, 같은 것을 보며 자라왔을까? 대한민국은 충분히 정형화된 사회이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척이 큰 사회이기도 하지만 그중에서는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이 있을 것이고, 가족과 사이가 좋은 사람과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이 있을 것이며, 몸이 불편하여 한평생 즐긴 거라고는 조용한 곳에 앉아 사색하는 것뿐인 사람과 뛰어노는 것이 낙인 사람이 있을 것이다. 아주 간단하게는 이 책의 주 대상인 내향성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외향성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는 분명 좋은 내용과 그에 맞는 저자의 경험들, 혹은 참고할만한 깊이 있는 내용의 인용문들을 포함하고 있으나, 이 책은 저자 개인의 경험이다. 개인이 상담을 하면서, 자신이 살아온 것을 느끼며 기술한 글이라고 보아야 옳다. 그러나 아무리 가까운 친지도 내 삶을 대신 살아주고, 나와 비슷한 삶을 살았더라도 온전히 나와 같은 생각을 할 수는 없다. 인생 대부분을 공유하는 가족들과도 생각이 갈리고, 행동의 결과가 달라지는데 작가가 안내하는 행동 방법은 과연 우리에게 맞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대답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따라서 나는 우리가 이 책에서 배워야 하는 것은 저자가 생각 끝에 내린 결론과 행동 방법이 아닌, 그가 어떤 일을 겪으면서 이러한 생각을 했는지, 즉 생각의 흐름과 과정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아쉬운 것은 저자의 말을 들으면서 그렇게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글 속 저자의 목소리는 설득력 있으며, 자신의 이야기들을 두려움 없이 꺼내어 보여준다. 스스로 자신을 가지지 못하여 글을 읽을 사람 중 누가 저자의 생각을 의심하고 나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결정하며 가볍게 참고하듯 읽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부분은 과감히 버리겠노라고 결심할 수 있을까.

 

  코로나 시대는 소통의 단절을 가져왔다. 아무리 다시금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하게 되었더라도 그렇다. 어떤 사람은 하도 다른 사람과 직접 마주 보고 말을 하지 않았더니 이제는 타인 앞에 서면 비공식적인 공간이더라도 말문이 막히고, 가끔은 실수를 할까 봐 말을 하는 것이 두렵다고 말한다. 그런 사람들이 의지할 수 있을 책이 되려면 조금 더 독자와 소통하는 방식으로 쓰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책을 읽으면서 이것이 조언보다는 작가가 생각하는 정답의 제시에 가깝다고 느꼈다. 하지만 그 지구에 사는 사람들의 수만큼 삶의 방식은 다양하고 그 삶을 살아가는 주체에게 맞는 그들만의 정답이 지구인들의 수만큼 존재하므로, 우리가 그 답을 그대로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할뿐더러 그렇게 끼워 맞춘 언행은 자기 치수대로 사지 않은 옷처럼 본인에게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다. 아직 그것을 찾지 못한 사람은 타인의 정답지를 빌려 오는 대신 그것을 참고하되 자신만의 결론과 해답을 찾아야 함이 옳을 것이다. 물론 책의 내용이 아예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몇 몇가지 공감 가는 사례에 대하여 작가가 해결책으로 제시한 방안은 작가의 관계에 대한 고민과 그에 따른 결론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또한, 책의 초반부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자신이 글을 쓴 이유에 대해 적은 작가의 마음 또한 공감하고 존중할 수 있었고, 그러했기에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뒤에서 직접 자기 자신이 앞으로 교정해야 한다고 느끼는 부문을 차근차근 고쳐나갈 수 있도록 자세한 방법을 적어준 부분과 자신에게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관한 내용은 받아 적어 책상에 붙여놓아도 좋을 정도였다.

 

  하지만 사람은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기계발서의 내용을 마치 법처럼 따르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경험하고, 직접 느낀 것을 토대로 내릴 결론과 자신만의 규칙을 토대로 선택해나가야 함에는 여전히 이견이 없다. 그리고 그렇기에 이 책이 한 번쯤 읽고 직접 생각해볼 만한 참고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상대적으로 사람과 사람이 마주 보고 대화를 하는 것에 능숙하고, 그것을 업으로 삼기 때문에 독자들과 비교하면 절대적이라고 보아도 좋을 정도로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책은 직접 경험하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그 대신 여러 번 상황을 곱씹어 가며 생각할 수 있는 간접경험을 선사한다.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정말 그렇다. 이 책을 통하여 스스로 생각한 내용을 토대로 직접 연습해보는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우리는 아주 능숙하지는 못하더라도 타인과의 관계에서 마냥 주눅이 들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대로 웃으며 그 대화들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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