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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호남지역 민간목활자로 인쇄한 벽은시고 碧隱詩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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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NU Lib newsletter 2023. 6. 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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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은시고 권1 첫부분

조선 말기 호남지역의 민간목활자로 간행된 벽은 권공헌(1786~1870)의 시문집이다.

 

권공헌의 집안 고조부 때 서울에서 전라도 강진으로 낙향한 후 대대로 강진에서 살았으나 권공헌은 중년에 장흥 관산 북쪽 부용산으로 옮겨 거주하며 호를 벽은이라 하였다.

 

다산 정약용의 강진 유배시절 제자인 치원(巵園) 황상(1788~1870)과 매우 절친했는데 황상의 문집 <치원유고>에 따르면 권공헌과 황상의 만남은 1855년 경으로 김사형(金士亨)을 통해 사귀게 되어 평생 지기가 되었다고 하였다. <벽은시고>에는 황상에 관련된 시가 41편이나 수록되어 있으며 발문(跋文)도 황상이 썼다

 

황처사는 황상을 지칭하고 일속산방은 강진에 있던 황상의 거처를 말한다.

 

조선 후기 호남지역에는 순조 때부터 민간에서 만들어진 목활자를 가지고 다니며 삯을 받고 책을 인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관에서 찍은 것과 비교해보면 활자가 조잡하고 인쇄가 정교하지는 않지만 대략 1세기 반 정도 호남지역에서 크게 유행하면서 민간의 출판수요를 충족시키고 이 지역의 문화 발전에 기여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이 때 목활자들과 인쇄도구가 국립중앙도서관에 남아 있는데 1986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호남목활자(사진: 문화재청 제공)

목활자 인쇄용구(사진: 문화재청 제공)

이 활자로 인쇄한 책들은 종수는 매우 많지만 각책의 수량은 얼마 되지 않는다. 조선시대는 책을 출판하는 비용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면 많은 책을 인쇄할 수 없었다. 이렇게 다양한 책을 적은 수량으로 인쇄하기에는 활자가 제격인데 그 중에서도 목활자는 금속활자보다 재료를 구하기 쉬웠기 때문에 조선 후기 상업이 발달한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에서 널리 활용되었다.

<벽은시고>도 처음에 찍은 수량이 얼마되지 않기 때문인지 남아 있는 수량이 극히 적다. 몇 년전 대구의 모 경매시장에 1책이 출품된 적이 있으나 이후 이 책의 행방은 알 수 없고 도서관 소장본이 현재 알려진 유일본이다. 21책으로 권공헌의 시 281편이 수록되어 있고 발문은 위영관과 황상이 썼다. 황상을 연구하는 국문학자나 조선 말 호남 민간 출판에 연구하는 출판 관련 연구자들이 논문에 자주 인용하는 중요한 자료이다.

 

벽은시고 전시 안내

- 전시기간: 2023. 6. 1. ~ 6. 30.

- 전시장소: 중앙도서관 2층 로비

- 관람시간: 평일 9:0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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