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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2년 영조(英祖)가 지은 어제경세문답(御製警世問答)

유용한 정보(Tips)

by CNU Lib newsletter 2024. 4. 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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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경세문답

어제경세문답(御製警世問答).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세상 사람들을 깨우치기 위하여 문답 형식으로 임금이 직접 지은 책‘이다.

 

1762년 이 책을 지을 당시 영조의 나이는 69세로 70세를 눈 앞에 두고 있었다. 70세는 다른 말로 고희(古稀)’라고도 하는데 이는 당나라 시인 두보의 시 곡강(曲江) 중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에서 비롯된 용어로 옛날부터 70세를 넘도록 장수한 사람은 드물다는 말이다.

 

과도한 격무와 정신적 중압감에 시달린 조선 왕들의 평균 수명은 46세 불과하였다. 70세를 넘긴 왕은 태조 이성계 이후 영조가 처음 이었다. 이렇게 70을 앞둔 영조는 68년 동안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며 남다른 감회를 담아 이 책을 지었다. 금속활자인 무신자로 인쇄되었고 곧이어 언해본인 <어제경세문답언해>도 만들어졌는데 이 책은 인쇄본이 아니라 필사본으로만 남아있다.

 

 

본문에 앞에 위치한 서문에는 스스로를 '자성옹(自省翁)'이라 칭하며 칠순을 1년 앞두고 68년 동안 자강(自强)의 뜻을 돌아보며 말세의 풍속을 개탄하여 사자(四字, 경세문답)로 명명한다고 저술동기를 적고 있다.

 

본문의 내용은 <중용><대학>에서 자성(自省)에 해당하는 부분을 발췌하여 세상을 깨우치고 교화하기 위하여 지었다. 두 경전에서 수신·제가·치국의 도를 서술하고 다른 경전과 역사책도 인용하여 후세에 경계가 될만한 내용을 문답형식으로 기술한 것이 특징이다.

 

모두 4949답으로 되어 있으며 마지막 문답은 은나라의 역사를 거울 삼아야 <동국통감>이나 <여사제강> 등 우리나라 역사책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하지만, 책 제목과 서문을 보이는 목적과 달리 영조가 이 책을 편찬한 진짜 목적은 따로 있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영조는 1764(영조 40)부터 <어제자성편>과 함께 경연(經筵)에서 이 책을 진강(進講)하도록 명한 기록이 자주 보인다. <자성편>은 1746(영조 22)년 평소 독서와 생활을 통해 느낀바를 모아 엮은 책으로 왕세자에게 교훈을 남겨주기 위하여 지은 책이다.

 

경연에는 왕세손(王世孫, 훗날 정조)도 함께 참석하도록 하였는데 1775(영조 51) 기록을 보면 영조는 세손에게 “<자성편><경세문답>은 나의 사업(事業)인데 훗날 자취를 잃고 없어질까 두려우니 너는 <자성편><경세문답>을 읽어서 구절구절 깊이 유념한다면 이것이 곧 뜻을 계승하는 효도이다라고 말한다.

 

즉 이 책은 세상사람을 깨우치거나 경계하기 위하여 지은 책이 아니라 자신의 통치이념을 후대에 전하기 위한 왕세손의 제왕학 교재로 편찬되었음을 알 수 있다. 영조의 학문성향과 정치이념, 그리고 자신의 통치가 후대까지 중단되지 않고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귀중한 자료이다.

 

※ 도서관에서는 영조 즉위 300주년을 맞아 상설전시 <책으로 보는 영조와 그의 시대>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지금 고문헌 자료실을 방문하시면 영조 때 간행된 진귀하고 흥미로운 고문헌을 더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전시장소: 중앙도서관 5층 고문헌 자료실

전시기간: 2024. 3.~12.

관람시간: 9:00~18:00(점심시간, 토요일, 일요일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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